외로이스무삶
by 클 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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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빙어의 살을 찢는덴 그리 많은 힘이 필요하지 않았다. 몸부림밖엔 할 수 없는 그들의 살을 찢고 뼈를 씹었다. 식탁위엔 수백마리의 빙어들이 누워서 팔딱 거렸다. 옆으로 누워 젓가락을 멍하니 바라보는 그것들의 눈깔. 그것들은 체념한척 숨쉬다 대가리가 초장에 박힐때마다 사방으로 몸을 떨어댔다. . 


 2. 나는 상대가 먼저 한발만 움직여주기를 바랬다. 상대도 같았을 것이다. 문제는 대부분 그런곳에서 발생한다. 자격지심. 열등감. 이번엔 세게 나가야해. 내가 이만큼 아픈걸 보라구. 다 니가한 짓이야. 따위 소모적 감정들.
 다른곳을 바라본채, 다른곳을 바라봐주길 원하며 나누는 다른 이야기. 실망. 몰이해. 짜증. 후회. 따위 두고두고 기억을 적시는 감정들.
 나는 또 스스로를 장작삼아 태울 뿐.


 3, 대화는 늘 막다른 곳으로 빠졌다. 누가 마지막으로 입을 열었는지 희미해질 무렵, 나는 슬픔에 몸을 떨었다. 말이 쌓일수록, 몰이해도 쌓인다. 차라리 완벽한 타인이었다면 둘 사이엔 어떤 몰이해도 없었을 것이다. 대화의 끝을 막은 침묵은 언제나 그렇게 내게 말했다. 돌이킬 수 없다. 끝. 후회. 그런 말들이 머리속을 감돌때마다, 나는 기억을 지우는 연습을 했다. 고치고 고치다 도저히 고칠 수 없게 되버린 습작소설을 내버리듯이, 나는 그를 지웠다.  

by 클  | 2008/12/22 01:09 | #일상 | 트랙백 | 덧글(3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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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랑쁘 at 2008/12/22 17:03
어찌 보면 잔인할것 같은데, 어찌 보면 암껏도 아닌일을 담담학레 뱉고 있는 심정은 뭘까? 어떤 인연은 또 습작 소설처럼 버리기는 쉬웠구나..인연이란 억겁의 무엇무엇이라고 꼭 묘사 하지 않더라도 어려운 만남 이었을텐데 말이죠..오랜만이예요..
Commented by 클  at 2009/01/27 22:00
어려운 만남이었을텐데, 이사람은 이제 세상에 다시 없을텐데, 그와의 관계사이에 언제부턴가 잘못끼워진 단추가 생겨났다는게 슬퍼요. 관계라는게 잘못 채워진곳까지 다시 풀렀다 잠글 수 있는게 아니니까. 거기서부터 남는건 아픔뿐이니까요. 물론..비겁한건 맞아요..
Commented by Nickvovo at 2008/12/24 14:42
//. 고치고 고치다 도저히 고칠 수 없게 되버린 습작소설을 버리는건... 쉬운일일까요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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